지난 포스트(http://peaceinpeace.tistory.com/3)에 쓴 것 처럼, 
절망적인 상황에서 '세상 끝의 집'을 보면서, 평화 교육을 하자고 결심했다.

청소년 교도소와 같은 평화가 필요한 곳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러나 막막했다. 두려웠다. 
'어디서 부터 시작할 수 있을지... 살인하고 폭력을 저지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어떻게 할지 몰라서 평화 교육 매뉴얼을 뒤져서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대학원에서 칼로저스(Carl Rogers)의 '적극적 경청(Active Listening)'을 친구들과 배우고 실습하면서,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서로가 서로에게 듣는 훈련만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상담자와 내담자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경험을 했었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교도소에서 교정 프로젝트로 진행된 적극적 경청에 대한 매뉴얼도 찾아 읽게 되었다. 

여러 매뉴얼을 통해 확인하면서, 적극정 경청의 가능성을 확신하며 적극적 경청 중심의 교정 교육을 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50분씩 10회동안 적극적 경청, 평화 놀이, 평화와 갈등 전환에 대한 점목시킨 대략적인 프로그램을 고안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교도소를 가야할까? 청소년 교소도 홈페이지를 가니 자원봉사를 신청할 수 있었다.
자원 봉사 신청하여 아이들을 만나기까지 많은 과정이 필요했고, 실질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교소도 쪽으로 봉사하시는 분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해야할 것 같아서 주변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용기 내어 이 분 저분 전화를 드렸다. 넓지 않은 인맥이었고, 주변에 교도소 쪽에 관련된 분이 없었다. 

많은 분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갑자기 웬 교도소야?" 
"너가 할 수 있겠어?" 
"대단한 결심이다."
"그런 거 무서운데 가지마." 
"요새 애들 너무 무서워. 인간 말쫑이야." 
"그냥 편하게 살지 왜 그래?"
.
.


그러다가 어떤 목사님께서 교소도는 잘 모르겠는데, 가출 청소녀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면서 연결시켜 주셨다.

대학교 시절 가출 청소녀 쉼터의 봉사활동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교소도 아이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쉼터 아이들하니 과거 경험도 있고 어떤 프로그램을 해야할지 더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계략적인 아이디어만 있었고, 문서상으로는 만들지 않았다. 그러나 관장님과 연결되자마자 기획 안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달라고 하셔서 급하게 기획안을 작성하였다. 어떻게 써 본적도 없고, 어떤 내용을 넣어야 할지 몰랐다. 어떤 것이 이 프로그램을 설명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빠르게 써 내려갔다. 종이 2장에 그 동안 공부한 평화 개념, 목적, 필요성을 작성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평화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람에게 요한 갈퉁이며, 평화의 기초적 이론을 적절히 설명하는 법을 좀 더 연구해야할 필요성도 느꼈다. 


엉성하고, 부족함이 많았지만 빠르게 보내드려야 한다는 압박감에 작성하여 보냈다. 

이메일은 보냈는데, 답이 없었다. 이렇게 내 꿈을 포기해야 하나 싶었다. 조금 더 준비되고 연락을 드렸어야 하나? 프로그램이 많이 부족했나?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이 쉼터가 아니면 또 나를 필요할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가지며 기다렸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어떤 기다림 끝에 쉼터와 연결되고, 한국에서 평화교육을 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를 쓰도록 하겠다. 












WRITTEN BY
은기
평화와 갈등 전환(Peace and Conflict Transformation)을 공부하고, 한국 평화 교육에 기여하고 싶어 무식하게 들이대고 있는 반은기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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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에 보면, 주인공 산티아고는 금을 찾기 위해 먼 여정을 떠났다. 그러나 긴 여정의 끝에 금은 결국 자신의 안에 있음을 발견한다. 평화 교육인 ‘내 안의 숨은 보물 찾기’는 자기 자신 안에 내재된 숨은 보물과 같은 평화를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 뿐만 아니라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고안하였다. 


이렇게 되기까지 나도 산티아고와 같이 내 안에 숨은 보물인 평화를 찾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나야 했다. 아마도 내 인생의 순례는 이 세상이 눈을 감을 때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요즘은 어느 정도 평화라는 보물의 맛을 본 것에 기쁨을 누리고 있다. 이 포스트에서는 그렇게 되기까지 시작을 공유하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나는 진로를 고민하며, 미국, 캐나다, 스위스를 돌아다녀야 했다. 방황아닌 방황을 했다. 신학교를 졸업했지만, 흔히 교회에서 일하는 전도사, 목사, 사모로는 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대학 졸업하면서 동시에 기적적으로(신앙적으로 말하면 하나님의 은혜로) 미국에 어학연수할 기회가 생겼다. 6개월 동안 진짜 비행기표만 사서 갔고, 50만원도 쓰지 않았다(2008년 당시). 그 후 캐나다 장애인 공동체로 갔다. 영어만 더 배우고 그만 두려고 했는데, 4년이라는 시간을 채우며 근무했다. 그리고 스위스로 넘어가 평화를 공부했다.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는 내 성격과 내 인생에 사명이다 이것을 해야겠다 그런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대학원 코스를 마치고 엄청난 고민에 빠졌다.

무엇을 하고 살까? 언제나 나를 따라다녔다. 대학원 졸업하면 만사가 해결될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박사과정에 들어갈까? UN에 들어가기 위해 무급인턴으로 일할까? 적당한 국내외NGO에 들어가서 적당한 월급 받으면서 취미로 하고 싶은 봉사나 평화 교육을 할까? 공기업이나 정부 기관에 들어갈까? 캐나다에 장애인 공동체로 돌아가 승진도 하고 이민해서 살까? 


여러 가지 방향을 생각했지만, 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되는 것이 있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정말 절망적이었다. 그렇게 2014년 4월 16일 비참한 마음으로 한국에 귀국했다. 돌아온 날짜도 하필 2014년 4월 16일이고, 되는 일은 없고, 내가 한국에서 할 일이 있을까? 비통한 현실 앞에 그 사회적 아픔을 공유하지도 못하고 내 앞에 닥친 어려움만 원망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집 안에서나 사회나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KBS '세상 끝의 집' 1부 화면 캡쳐 부분)



그렇게 절망적인 순간에 우연히 KBS 6부작 다큐멘터리 ‘세상 끝의 집’을 보게 된다. 우리나라에 유일한 소년교도소이야기였다. 한 켠에는 아픈 상황을 연출해 감성 팔이고, 또 살인자들을 어떻게 저렇게 아름답게 미화시킬 수 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던 중 ‘김천교도소 재소자의 64%는 결손가정 출신이고, 이 중 절반 이상이 7세 이전에 결손을 경험한다.’ 는 통계가 가슴 속에 콕 박혔다. 이는 요한 갈퉁(Johan Galtung)의 구조적 폭력(Structure Violence)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사회의 심각한 폭력이기 때문이다. 결손가정 출신의 사람들이 사회 시스템적으로 안전하게 보호해 주었다면 재소자들은 수감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안전함이 없었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비행에 가담하게 된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감정을 자극제이건 살인자들을 미화한 것을 떠나 사회 폭력을 직시할 수 있도록 알려주었다. 재소자들은 직접적 폭력(direct violence)을 가한 가해자이자 동시에 사회 구조 폭력(structure violence)의 피해자인 것이다. 또 삶 가운데 처절한 고통 가운데 사는 그들을 보면서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폭력 상황을 어떻게 전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모든 이들의 보물과 같은 평화를 찾아보자! 그를 위해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보자! 


고민하면서, ‘내 안의 숨을 보물 찾기’라는 이름을 만들며 평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진행 과정과 교육 내용에 대해 설명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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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기
평화와 갈등 전환(Peace and Conflict Transformation)을 공부하고, 한국 평화 교육에 기여하고 싶어 무식하게 들이대고 있는 반은기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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