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15. 4. 4. 00:44

세월호 유가족 증언 왜 필요한가?



"세월호유가족들과 함께 찾아가는 예배"를 드리고, 후기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아 다음과 같은 편지 형식으로 써 보았다. (밑줄 아래 내용을 참고)

예배 중간에 예은양의 어머니께서 증언해 주시며, 
유가족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셨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안산 분향소나 팽목항 현장 등에 방문하기

2. 세월호 사건을 진행상황에 민감하게 관심갖기

- 특별법은 2015년 1월에서야 통과
- 조사할 수 있는 기간은 단 2년 뿐인데, 현재 조사 특위조차 꾸려지지 못한 상황

3. 금전적인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는 않은 상태이며. 가족들은 적금, 보험들은 깨면서 세월호 사건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음
- 금전적 도움 조심히 받고 싶음
- 유가족들은 사고 당시 100만원 이외 정부로부터 지금받은 것이 없음
- 조금씩 모인 성금은 어떻게 사용할지 논의하고 있는 상태

4. 대한민국 사회가 변화될 수 있도록 일상생활 속에서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기


세월호참사 유가족협의회(http://416family.org/)는 (사)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로 등록하여 활동하기 시작했다. 세월호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가족들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세월호 유가족 증언을 들을때 마다 소화시키기 어려울 만큼 아픔이 있다. 그 아픔은 공유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아픔을 승화시켜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해야한다. 






000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3월 22일 ‘꿈이있는교회’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모임’의 세월호유가족들과 함께 찾아가는 사순절예배를 드렸던 사람입니다. 


다른 유가족들과 함께 오고 싶었지만, 교회 분위기에 혹여 상처 받을까 혼자 오셨다는 말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상처는 혼자만 받겠다는 용기 있는 결단의 발걸음으로 와서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예배드리기 전에 왜 유가족분들이 일일이 돌아다니시면서 예배를 드리면서 그 고통의 순간을 기억하셔야 하는지 안타까웠습니다. 어째서 많은 사람들이 현실을 외면하고, 그 아픔을 함께하지 못하는지 안타까운 마음으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동안 열린 예배를 드려온 청년교회이다 보니 그날의 예배 형식은 익숙했습니다. 극단 이언의 연극, 길가는 밴드의 찬양, 힘들지만 눈물을 훔치면서 봐야했던 추모영상, 꿈이있는교회 담임목사님의 설교에 이은 000님의 증언은 저를 비롯한 우리 교회 청년들에게 큰 울림을 전해주었습니다. 전도사님께서 청년들이 집중하는 진지한 모습 덕에 편안히 말씀하실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현해주셨을 때, 함께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저희 교회담임 목사님께서는 설교시간에 예은이에 대해 자주 언급하셨기 때문에 예은이는 저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000의 말씀 하나 하나는 저희들이 몰랐던 진실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바로 움직이지 못하고 교회에서 한참 동안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날의 공명은 사라지지 않고 삶으로도 계속 이어진 것 같습니다. 


예배 이후, 표면적으로 크게 드러난 변화는 없습니다. 그러나 형편과 사정이 어려워 세월호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안산 분향소에 다녀온 사람들도 있고, 온라인에서는 세월호에 대한 기사와 의견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000님! 2014년 4월 16일은 저에게 또 다른 생일과도 같은 날입니다. 그날은 제가 6년 만에 한국에 귀국한 날입니다. 평화를 공부하고 삶 가운데 평화를 실천해보자는 결심으로 들어왔는데, 제 조국인 대한민국은 울음바다로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 이후 한국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작은 것들을 실천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많이 부족하지만 삶의 자리에서 4월 16일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십시오. 전도사님과 함께 예배를 드리며, 또 그 날을 기억하고 이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하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다시 한번 고백했습니다. 


오셔서 함께 예배드려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반은기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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