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대화랑 평화랑 무엇이 다른가?
어떤 후배가 뜬금 없이 질문을 했다.
후배: 누나 비폭력 대화랑 평화 교육의 차이점이 뭔가요?
나 : 비폭력은 대화 방법 중 하나이고, 평화 교육의 도구가 될 수 있는거지.
사실 질문을 받았을 때 제대로 답을 못 해 주어서 아쉬웠고, 종종 듣는 질문이어서 이곳에 정리해 보려고 한다.
평화를 공부했다고 하면 비폭력대화(NVC)를 공부했냐는 말을 종종 듣는다. 내가 경험한 스위스, 캐나다, 한국에서 평화학에 대해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들었던 말이다. 스위스에서 공부를 마치고 캐나다로 돌아갔을 때, 일반 서점에 가서 과연 평화에 대한 책이 있을까 검색해 보았다. 과연 어땠을까? 마셜 로잔버그(Marshall B. Rosenburg)의 비폭력 대화에 관련된 책들만 있었다. 평화학 내에서 중요한 책들이 너무나 많은데,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만큼 평화학 내에서 비폭력대화에 대한 인지도가 가장 높고, 친숙하게 공부를 할 만한 거리로 생각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비폭력 대화는 평화학'이라는 뉘앙스로 오해하는 사람들과 평화의 전반이라고 이해하는 부분이 너무나 불편하다. 비폭력대화는 평화를 이루어 갈 수 있는 중요한 툴 임에 분명하지만, 비폭력 대화가 평화학의 모든 것은 아니다. 평화학의 아주 일부분이 비폭력대화하고 생각한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중 비폭력대화(NVC)는 시간적으로 아주 작게 할당되어 수업을 들었고, 학과 외 활동으로 주어지는 세미나에 참석하여 공부하였다. 그만큼 비폭력대화에 대해 비폭력대화 전문가들에 비해 심도깊게 공부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비폭력대화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비폭력대화 전문가가 보기에 미숙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해하고 있는 평화학 내에서 비폭력대화의 위치와 역할과 더불어 서로 기여할 수 있는 바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다.
내가 이해한 영역 내에서 비폭력 대화에 대해서 말하겠다. 비폭력대화는 대화를 통해 일어날 수 있는 갈등 상황을 전환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비폭력대화는 창시자 마셜 로잔버그이다. 그는 유대교인으로 겪은 갈등을 폭력적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대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비폭력대화는 소통이 되지 않아 일어나는 갈등 상황에서 굉장히 유효하다. 많은 갈등 중 일부는 상대방이 듣지 않고, 들리지 않아서 일어난다. 말하고 듣는 방법은 내면의 느낌과 욕구를 파악하고 솔직하게 말하고, 공감하여 듣는 것이다. 비폭력대화의 요소는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을 하는 것이다.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관찰하여 어떻게 느낀지 확인하고 그것을 바라는 바를 확인하여 부탁하는 것이다. 그렇게 될 때, 나와 상대방의 욕구와 필요가 전달되는 평화적인 접근의 대화방식인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관계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는 중요한 의사소통 방법이다.
비폭력대화와 다이어트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뜬금없이 왜 다이어트와 비폭력대화인가? 쉽게 비폭력대화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다이어트와 비폭력대화의 비슷한 점을 보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의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그를 실천하고 지키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와 마찬가지다. 평화를 이루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정말 많다. 그만큼 실천하는 사람이 적다. 비폭력대화와 다이어트 상관 관계에서 생각해 보면, 우리는 날씬해 지기 위해 다이어트의 한 방법을 쓴다. 그와 마찬가리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비폭력대화이다.
그만큼 비폭력대화를 아는 것과 직접 시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본인도 어느 정도는 비폭력 대화를 이론하고 설명할 수 있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비폭력대화를 하고 있나? 비폭력대화를 몸에 체화했나? 내 모든 대화 방식을 그렇게 바꾸기는 쉽지 않고, 체화시키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마치 다이어트한다 결심하고 뒤돌아서서 야식을 먹고 있는 것과 같이 비폭력대화로 말하는 것은 어색하다. 그만큼 아는 것을 넘어 실천하려는 무한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평화를 이루는 과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한 가지 방법이 비폭력대화인 것이다. 비폭력대화를 알고 실천한다고 평화를 이루는 방법을 다 아는 것은 아니다. 누가 비폭력대화를 할 수 있을까? 비폭력대화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만 할 수 있는 특수한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 방법을 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비폭력대화의 본질은 갈등이 일어난 곳에서 갈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시작된 것이지,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평화는 누구나 필요한 것이며, 누구나 평화를 이루는데 기여할 수 있듯이 말이다.
나는 비폭력대화를 모른다고 쫄지 말았으면 좋겠다. 설사 모른다 할지라도, 누구나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 평화를 이루어 가는 과정은 비폭력대화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평화는 평화를 이루고자 고민하는 시작에서부터 시작된다. 평화에 대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평화에 기여하는 방법을 함께 생각하는 방향으로 비폭력대화가 발전되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생각을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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