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소개 / / 2015. 2. 2. 00:47

내 안에 있는 숨은 보물 찾기(좌충우돌 평화교육이야기)


사람1 : 스위스에서 뭐 했나요?

나 : 평화학을 공부했습니다.


사람1 : 엥? 왜 하필 스위스에서? 

사람2 : 명상이나 기도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가만히 있으면 되잖아요.

사람3 : (말로 표현하지 않고 그냥 웃음)

사람4 : 필요한 것이지? 그런 것도 공부할 수 있나요?

사람5 : 귀한 공부를 하셨네요. 어떤 건가요?

사람6 : 강정마을에 가시나요?

사람7 : 전쟁은 왜 일어나나요?

사람8 : 나도 필요해요.....

사람9 : 비폭력대화 하시나요? 그거 어렵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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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학(peace studies)을 얕게 공부한 후, 수많은 질문을 받을 때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나름 사명감을 가지고 어려운 형편에서 안되는 언어의 장벽까지 극복하면서 최선을 다해 배웠는데, 내가 공부한 학문의 존재 조차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인정과 지지를 바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생각하지 못한 질문과 반응에 당황스럽다. 각자 생각하고 있는 평화가 다 다르고, 분야도 다르기에 어떻게든 연관지어서 나오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평화학은 방대할 수 밖에 없고, 낯설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이는 평화학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는 것으로 반갑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공부한 평화학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아직도 가능한 짧고 명쾌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평화학이 너무나 생소하다. 학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한지 30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학문이 존재하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평화를 이야기 한다는 것은 비생산적인 일이다. 신문이나 책에서도 평화로운 이야기를 기록하기보다 평화롭지 않은 폭력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모두 그에 열광한다. 더 자극적이고, 잔인한 이야깃 거리를 더 좋아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평화롭지 않은 것에 더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살아간다. 평화롭지 않은 이 세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 가야 할까?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이뤄야 할 것인가? 평화로운 세상에서 사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모두가 평화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되는데, 그렇게 되지 않기 때문에 때문에 평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평화는 막연히 좋은 것, 산이나 호숫가에서 고요하게 누릴 수 있는 것었다. 반면 갈등과 폭력은 어떻게든 내 삶에서 배재하고 싶은 것들이었다. 그러나 평화를 공부하면서 내 안의 작은 변화가 생겼다. 두려웠던 갈등과 폭력에 대해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까 서서히 고민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평화는 이루기 위해 지켜야 할 책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수 많은 갈등, 분쟁, 전쟁 상황과 같은 불편한 이야기도 어떻게 평화롭게 전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이 블로그를 통해서 그 변화들을 정리해 보고 싶다. 내가 평화를 위해 현장에서 실천한 이야기들을 부족하지만 풀어보고 싶다. 


50여년 전 평화학의 아버지 요한 갈퉁(Johan Galtung)은 도서관에서 '평화' 관련 자료를 검색하는데, '폭력, 갈등, 전쟁'에 대한 자료 수에 비해 '평화' 관련 자료는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 세상이 평화롭기를 원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폭력, 갈등, 전쟁'에 대해 연구할 것이 아니라, 평화를 이루는 방법을 연구해야 해 보자는 시도가 평화학을 창제하게 된 동기라고 한다. 대학원에 입학해 처음 들었던 수업에서 요한 갈퉁의 절친이신 디히트리 피셔(Dietrich Fischer)는 평화에 관한 이야기를 꼭 기록하라고 강조해서 말씀하였다. 그 분은 단순하게 밥을 먹으며 나누는 가벼운 대화 가운데서도 좋은 연구 주제나 이야기를 찾아서 메모하실 정도였다. 진정한 평화는 현장에서 나오기 때문에, 평화를 이루기 위해 현장에서 일할 뿐 아니라 자료로 남기는 사명감을 가지라고 하셨다. 그 분의 말씀과 행동을 기억하며 조심스럽게 부족하지만 블로그를 시작해본다. 


이제부터 이 블로그를 어떻게 봐야하는지 설명하겠다. 위에 헤드 사진 왼쪽 모서리에 흰 삼색 줄을 누르면 숨어있던 폴더가 나온다. 


1. 폴더 '내 안에 숨을 보물 찾기'는 진행하고 있는 평화 교육 프로그램을 정리해 보겠다. 현재 중학교, 가출 청소녀 쉼터, 교회 등에서 시행하며, 평화 교육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막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엉성한 부분이 많다. 교육 중 실수한 부분도 많고 시행착오도 많다. 하지만, 이 좌충우돌기가 누군가에게는 부족한 사람도 시작했으니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길 기대하고, 누구나 평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공유하고 싶다. 


2. 폴더 '평화와 갈등 전환(Peace and Conflict Transformation)'은 그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 보겠다. 평화와 갈등 전환학 내에서의 새롭게 배웠던 피스 비지니스(peace business)나 평화 저널리즘(peace journalism) 등에 관한 개념을 정리함과 동시에 다음의 두 가지 주제에 대해 알아 보고 싶다.  


첫째, 평화학 내에서 장애인에 대해 고민한 바를 공유하고 싶다. 평화학 내에서 소수 계층(minorities)인 여성, 어린이, 이민자 등에 관한 인권은 강조되며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학교에서 공부할 때, 여성학과 평화학을 연결 지으신 교수님들은 많았다.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연구를 하신 분은 없었고, 그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UN내에 장애인에 관한 기구(United Nations Enable)는 다른 기구들에 비해 협소하고 작다. 4년 동안 캐나다 장애인 공동체인 라쉬(L'Arche)에서 장애인과 더불어 살면서 사회 구조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몸소 배웠다. 그 동안 스위스에서 배운 평화학과 캐나다에서 경험한 장애 복지를 한국에서 연결지어보고 싶다. 단순한 장애인 인권 신장을 넘어 장애인이 장애인으로 취급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한 구조적 접근 연구를 나누고 싶다. 


둘째, 한국에 있는 평화적 개념을 정리해 보고 싶다. 평화학을 왜 굳이 스위스까지 가서 공부해야 했을까? 한국 역사 속에는 평화가 없는가? 분명 우리 내에도 평화적 접근법과 시스템이 있었는데, 사장되고 있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아직 부족하지만 자료를 모아 국내의 평화 개념을 국제 사회에 소개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단계로 평화 개념을 찾아보도록 하겠다. 




다 할 수 있을까 싶지만, 일단 저질러 보면 되지 않을까 시작해 본다. 

글도 못 쓰고, 아는 것도 부족한데 공개적으로 얼굴을 내밀고 써도 될까 두려움이 몰아친다.

조금은 평화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 무식하게 '블로그' 에 도전을 내민다. 

쾅쾅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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