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교육의 가능성
마지막으로 평화교회연구소 반은기 연구원이 '다양성을 축하하고 환대하는 평화 교육의 가능성'을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평화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요한 갈퉁(Johan Galtung)의 '갈등 분석 삼각형'을 토대로 논의를 진행했다. 진단-예측-치료의 단계로 갈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 반은기 연구원은 평화 교육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지자체나 학교의 평화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교회는 미진하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
한국 사회는 지난 10년 사이 이주민 수가 급격히 증가해 다문화 사회가 되었다. 이제 이주민 200만 명 시대가 코앞에 있다. 그러나 이주민들은 일상에서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2013년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중 절반가량(49.6%)이 언어적 사회적 차별을 받았을 때 '참는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답했다. 반은기 연구원은 "한국 사회는 이주민을 환영할 준비를 하지 못한 채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했다.
정부도 다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7년부터 교과과정에서 '단일민족, 한 핏줄, 한 민족'이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2014년부터는 정책적으로 '다문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을 받을수록 다문화에 대한 감수성이 올라가기는 하지만, 이 교육을 이수한 국민은 5.5%밖에 되지 않는다. 다문화 교육을 전폭적으로 확장해야 하는 이유다.
반은기 연구원은 교회 유아들에게 다문화 교육을 진행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문화 캠프를 진행한 사례를 발표했다. 교회에서의 교육은 한 독일인이 아이들에게 난민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자신과 피부색 머리카락색이 다른 독일인 모습에 신기해하고 그가 하는 서투른 한국말을 알아듣기 어려워했지만, 교육이 끝난 후에는 난민의 개념을 이해하고 난민에게 연민을 느꼈다.
청소년 캠프에서는 한국 청소년들과 아프리카에서 난민으로 온 학생 등이 참여했다. 한국 청소년들은 검은 피부를 가진 친구가 직접 자신이 겪었던 불편한 일을 말하는 것을 들으며 차별이 얼마나 일상적인지 배웠다. 흔히 말하는 '흑형'이라는 단어에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들으면서, 앞으로는 그 단어를 쓰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는 청소년들이 많았다.
발제가 끝난 후, 한 참가자가 아직 한국 사회에서는 평화 교육이라는 말조차도 낯선데 정말 평화 교육의 가능성이 있느냐고 물었다. 반은기 연구원은 현재 여러 지자체에서 평화 교육을 정책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의 반응도 좋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교회의 장벽이 높은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이 교회에서 유아들을 데리고 평화 교육을 하면, 아이들의 산만함 때문에 일반적인 예배로 해 달라는 요구가 있다고 했다. 서로 평등하게 둘러앉아 이야기하고 받아들이는 교육보다, 강대상을 보고 앉아 일방적인 설교를 듣는 게 좋다는 인식이 교회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기사 출처: http://m.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0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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